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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완의 자세 : 김유담 소설
    저자
    김유담 지음
    출판사
    창비
    발행연도
    2021
    작성자
    전*윤
    작성일
    2025.06.18
    평가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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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공감수

    무언가를 받아들이려거든 몸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소설이다. 행복이든, 좌절이든, 실패든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감정과 생각,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배출해낸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삶에서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더 없이 충만한 결과를 얻어내기도 하지만, 살면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는 최악의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런 최악의 결과라는 바다 속에서도 헤엄쳐야만 한다. 콧구멍과 입구멍이 있는 한, 우리의 기도가 개폐를 멈추지 않는 한 우리는 이 험난하고 무서운 세상을 헤엄쳐야 하기 때문이다. 가만 고여있는 물에 몸을 맡기고 긴장을 풀어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한 가장 필수적인 첫머리가 아닌가.

  • 소란한 속삭임 : 마치 큰 비밀이라도 되는 양
    저자
    예소연 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발행연도
    2025
    작성자
    전*윤
    작성일
    2025.06.18
    평가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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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공감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금 여기는 매우 소란스럽습니다. 모두가 조용히, 눈에 띄지 않고자 노력한다 한들, 옷 스치는 소리, 타자 치는 소리, 말하는 소리, 심지어는 머리카락 흩날리는 소리까지 모두 자신이 이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이야기하고 있지요.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조용하고 고요한 장소를 갈망합니다. 그 고요한 공간에서 진정한 휴식을 취하기를 바라기도 하고요. 그러나 우리는 바랍니다. 나와 함께 이야기 나눌 또 다른 존재를 말이지요. 내가 소음이라 생각하는 것이 다른 이에게는 중요한 정보 전달일 수도 있고, 내가 고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남에게는 소음이라 생각되어지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너무도 소란스럽고 급박하게 돌아가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도 우리만의 고요를, 우리만의 속삭임을 언제든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첫 단추를 이 책을 통해 끼워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네모 돼지 : 김태호 동화집
    저자
    김태호 지음 ; 손령숙 그림
    출판사
    창비
    발행연도
    2016
    작성자
    전*윤
    작성일
    2025.06.17
    평가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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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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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극히 동물의 입장에서 서술되고 있는 인간의 행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동물의 생각이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조금은 달라졌을까? 인간에게 동물은 단순히 배고픔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식량에서부터 현재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의 위치로 변화했다. 그러나 이 변화는 인간들의 시선에서 귀엽고, 아기자기한 일부 동물들에게만 적용된다. 동물의 인식이 변한 후에도 여전히 식량으로써 보여지고, 취급되어지는 동물들의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 종의 기원담 : 김보영 연작소설
    저자
    김보영 지음
    출판사
    아작
    발행연도
    2023
    작성자
    전*윤
    작성일
    2025.06.17
    평가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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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공감수

    지구의 최상위 지배자가 더는 인간이 아니게 된 세계. 인간이 사라진 지구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로봇만이 남아있다. 로봇은 자신의 기원을 찾고 싶어 하면서도, 그 기원이 지금은 사라진 인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자 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이 신을 찾고 믿는 것처럼 존재는 하지만 딱 존재 그 자체만으로 의의가 있는 존재로서 존재하기를 바란다. 그런 로봇들 사이에서 로봇의 기원인 인간과 인간이 살았던 시기에 만연했던 동식물의 존재를 다시 부활시키고자 하는 로봇들의 이야기. 우리의 기원은 무엇이고, 그 기원을 우리는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 황승환 옮김
    출판사
    민음사
    발행연도
    2020
    작성자
    김*종
    작성일
    202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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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공감수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헤르만 헤세. 황승환 옮김.

    며칠 전부터 목이 건조하고 마른기침이 일었다. 기어코 감기에 걸렸다. 정확히는 감기인지 다른 병인지 알지 못한다. 병원에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였는데, 이틀 전부터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몸살기도 있어 만사가 귀찮고 짜증이 났다. 토요일에 집에서 뒹굴다가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 여러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에도 늦잠을 자다가 급히 공원 벤치로 나갔다. 아무래도 집 안에 있다는 것은 일상의 자질구레함과 등을 맞대고 있을 수밖에 없기에, 근처 공원에 가서 요양 겸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있었다. 밥을 챙겨 먹고 밀린 청소를 하고 등등을 생각하다 지체하면 일상을 벗어날 수 없기에 과감하게 박차고 나와야 한다. 밥도 사먹고 청소 같은 일은 다 무시하기로 하였다. 가까운 공원에 가는 일이 무슨 요양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일상을 떠난 곳이 바로 요양지이고 여행이다. 왜 늘 벗어나려고만 하는지 걱정이다. 무료한 시간을 메울 겸 음악을 듣기 위해 헤드폰도 챙겼고, 며칠 전에 근처 운암서점에 들렀다가 구입한 김혜순 시인의 시집도 한 권 챙겼다. 왜 갑자기 시집을 샀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 밖에도 가방에는 아직 읽지 않은 주간지가 두 권 있고, 돋보기안경, 담배 등등이 있었다. 늘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 공원 의자에 가기 전에 커피 한 잔을 사고 근처 빵집에서 늘 먹던 빵을 한 개 내지 두 개를 사서 들고 의자에 깊숙이 앉아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이 짓도 할 수 없기에 잠시 즐길 수 있는 여유다. 가방을 뒤지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였다. 며칠 전부터 읽어볼 생각으로 가방에 챙겨넣은 것을 깜박했던 모양이다. 도서관에서 연체에 대한 벌을 받느라 대출이 제한되었고, 새로 산 책은 아직 없고, 가지고 있는 책을 다시 읽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한 권 챙긴 책이 헤세의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이다.

    헤세는 머리말에서 이 소설의 대강의 줄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클링조어는 마흔 두 살이고 꽤 유명세가 있는 화가였는데, 어느 지역의 남부에서 마지막 여름을 보냈고, 늦가을에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친구들을 경악하게 하였다고 한다. 이 소설은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에 대한 기록이다. 속물인 나는 클링조이는 크게 자살할 이유가 없었는데, 왜 자살을 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하긴 나 같은 속물들이란 기껏해야 ‘죽을 각오로 살지’같은 소리나 지껄일 수밖에, 비범한 죽음에 대해 알 턱이 없다. 소설에서는 자살이 직접 언급되지 않고 대신 몰락이라고 표현한다. 클링조이가 몰락을 선택한 그의 마지막 여름에 대한 추적이다. 평론가들이나 친구들은 그의 몰락의 이유를 정신착란, 우울증, 우수와 고통을 마비시키는 음주벽, 등의 여러 설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단서를 찾기 위해 역자의 작품해설을 뒤져보았다. 주례사 비평 등의 평가를 받지만,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 해설이나 비평은 나름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 중 몇 가지 단서는 이 소설은 1919년과 1920년 사이에 쓰여졌다고 한다. 유럽에서 1차 대전에 끝난 시기였다고 한다. 전쟁의 맹목성, 비참함, 광기의 경험, 유럽 문명이나 현대 문명에 대한 실망, 1914년 아들의 뇌막염, 15년과 18년 아내의 정신착락과 우울증, 몬탸뇰라로의 이사 등 개인적 불행,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궁핍, 개인의 실존적 문제 등이 겹쳐 헤세는 이 시기에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였다고 한다. 역자에 의하면 헤세의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대부분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였다. 이 소설의 클링조어는 헤세의 분신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고통이 헤세만이 특별히 격은 고통은 아니었다.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느꼈을 고통이고, 누구나가 삶에서 격을 수 있는 경험이기도 한다. 특별하고 기억해야 하는 고난과 고통도 있지만, 개인적 고통을 나만의 특별한 고통으로 생각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고통은 의외로 보편적일 수 있다. 고통이 보편적일지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견디는 방법은 제각각일 수 있다. 더 독하게 살기, 더 착하게 살기, 고통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기, 내성을 키우기, 우울증, 정신착란, 술이나 약물 중독, 자살 등 여러 방편과 처세가 있을 수 있다. 헤르만 헤세는 예술가이기에 고통을 기록하고 예술로 승화하였다고 한다. “헤세는 그 탈출구로서 몰락을 통해 수행되는, 소위 /내면으로 가는 길/을 추구하게 된다”고 작품 해설에서 해설하고 있다. “모든 것이 죽으며, 모든 것은 기꺼이 죽어간다. 영원한 어머니만이 존재할 뿐이다” 나를 강조하고 나를 내세우고 살려서 내면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나를 몰락시켜 내면으로 가는 길을 헤세는 보여주고 있는가? 책 표지에는 고흐의 자화상이 인쇄되어 있다. 어쩌면 이 소설은 헤세의 언어로 된 자화상이며, 광기로 쓰여진 그림일지도 모른다. 어디 제정신으로 몰락을 추구할 수 있겠는가? 1922년 싯다르타 출간. 싯다르타에서 “너 자신이 되라, 그러면 세상은 풍요롭고 아름다울지니” 그해 여름에 몰락한 후 몇 년 후 이렇게 부활하였을까?

    “이것이 인간이라고, 말세의 지치고, 탐욕스럽고, 거칠고, 천진하면서도 세련된 우리 인간, 죽어가는, 죽고자 하는 유럽인이라고, 악덕으로 인해 병들고, 자신의 몰락을 앎으로써 열광적으로 생기를 얻고, 똘똘 뭉친 열정이자 넌더리나는 권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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